동두천시민들 역사기억·인권교육 시설 요구
Newsroh=륜광輪光 newsroh@gmail.com
전 세계 단 하나밖에 없는 역사의 증거물이 철거(撤去) 위기에 놓인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한 시민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옛 성병관리소 <동두천시 사진기록집(2020)> ⓒ동두천역사문화공원추진시민모임 제공
소요산 옛 성병관리소 건물이 눈길이 모아지는 장소다. 행정구역상 동두천에 위치한 성병관리소는 우리 현대사의 아픈 역사를 담고 있다. 이곳은 1970년대부터 90년대초까지 미군을 상대하던 여성들을 관리하는 국가시설로 지난 1996년 폐쇄된후 방치돼 있었다.
말은 관리소였지만 보건 검사에서 통과하지 못한 여성들을 가두는 사실상의 ‘수용소’였다. '미군의 성병 감염을 막기 위해 여성들의 몸을 깨끗하고 건강하게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기지촌 여성들을 국가가 '강제 구금(强制 拘禁)'한 것이다.
이와 관련, 2022년 9월 대법원은 기지촌 성병관리소 운영이 정부 주도의 국가폭력임을 인정하는 최종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성병관리소는 전국적으로 미군기지들 주변에 여러 곳이 있었지만 현재는 이곳만 건물이 남아 있다. 미군관련 시설로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동두천시가 지난 2월 성병관리소 부지를 매입하고 소요산 관광지확대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철거 계획을 세우면서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확산(擴散)되고 있다.
이들은 동두천역사문화공원추진시민모임을 발족하고 이곳을 보존하고 역사를 기억하는 장소로 만들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옛 성병관리소는 우리 현대사의 아픈 과거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국가안보를 위해 동두천이 감당해야 했던 현장이며 치유와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역사의 증거물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미군기지 반환으로 동두천의 발전을 간절히 원한다. 성병관리소는 존재만으로도 기지반환과 국가의 책임을 요구하는 협상에 중요한 카드다. 잘 보존하여 역사 문화 인권 교육의 장으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두천역사문화공원시민모임은 “주변의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동두천시 자유수호평화박물관과 함께 역사문화예술 콘텐츠를 품은 공간으로 거듭나서 지역경제 활성화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옛 성병관리소 부지는 총 2,300여 평이다. 경비실 앞에 넓은 마당이 있고, 2층 건물(210평)이 위치했다. 1층에는 진료실과 검사실, 소장실, 식당과 화장실 등이 있고, 2층 가운데 복도를 두고 화장실과 욕실, 오락실이라는 이름의 회의실, 그리고 연실, 송실, 매실, 난실, 국실, 청실, 죽실 등 7개의 수용시설이 있다.
최희신 동두천 경기북부행동 활동가는 지난 27일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 '7.27 한반도평화행동의날 평화대회'에서 “한반도 역사와 여성들이 얼마나 처참한 일을 겪었는지 말해주는 동두천 성병관리소를 동두천시가 철거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곳은 평화와 여성의 인권을 상징하는 장소가 되야 한다. 미군기지 반환협상에 중요한 카드이기도 한 이곳을 지킬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관심을 갖고 도와달라”고 호소(呼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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