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현대음악작곡가로 인정받는 진은숙 씨가 뉴욕의 보헤미안 내셔널 홀에서 16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대표적인 앙상블 음악을 집중 조명하는 콘서트를 연다.
뉴욕한국문화원(원장 이우성)이 마련한 ‘Unsuk Chin Portrait Concert’에서는 진은숙의 전자 현악4중주를 위한 ‘파라메타스트링’, 전자 타악기를 위한 독주곡 ‘알레그로 마 논 뜨로뽀’, 앙상블 앵테르콩탕포랭의 위촉 작품 ‘기계적 환상곡’이 정상급 현대음악 실내악단 탈레아 앙상블의 연주로 뉴욕 초연된다.
또한 피아니스트 타카 키가와 씨가 객원 연주자로 진 씨의 ‘피아노 에뛰드’를 연주할 예정이다. 뉴욕 공연에 앞서 10일부터 12일엔 수잔나 메르끼가 지휘하는 보스톤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그녀의 ‘첼로 협주곡‘을 초연했다.
진은숙 씨는 14일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뉴욕은 다른 어느 나라의 도시가 갖지 못한 ‘익사이팅’한 부분이 있다. 더구나 한 작곡가의 작품만을 연주하는 이례적인 기회를 갖게 된 것이 무척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 진은숙 씨가 뉴욕 초연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왼쪽은 탈레아 앙상블의 알렉스 리포우스키 대표.
이날 함께 자리한 탈레아 앙상블의 알렉스 리포우스키 대표는 “진은숙 씨의 음악세계는 정교하고 독특하다. 또한 특징있는 음색을 가지고 있으며 소리에 대해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작곡가라고 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진 씨는 “(탈레아 앙상블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지만 악보와 인스트럭션을 건네주고 나서 리허설을 잘 마쳤다. 각자의 역량이 뛰어난 연주자들”이라고 평가했다.
탈레아 앙상블은 2006년 뉴욕에서 창설됐으며 세계적인 작곡가 피에르 불레즈를 비롯, 트리스탄 뮈레유, 제이슨 에카르트, 스테파노 게르파소니 등 유명 현대 음악 작곡가들의 새로운 작품을 초연한 실력파 실내악단이다.
객원 피아니스트로 연주하는 타카 키가와 씨는 실내악 연주자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피에르 불레즈, 정명훈, 조나단 모트 등 세계적인 음악인들과 협연한 바 있다.
▲ 왼쪽부터 알렉스 리포우스키 대표, 진은숙 씨, 이우성 뉴욕한국문화원장, 양정연 공연매니저.
이우성 원장은 “지휘나 연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곡’을 하면서 세계적인 대가 반열(班列)에 올라선 진은숙 씨를 뉴욕에 초청하게 돼 기쁘다. 미국에서의 콘서트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콘서트 티켓은 SmartTix(212-868-4444, www.smarttix.com)에서 구입 가능하며 기타 공연 문의는 한국문화원 (212-759-9550)으로 연락하면 된다.
한편 컬럼비아 대학에서는 16일 오후 4시부터 음대 대학원생 및 현대 음악 작곡가들을 대상으로 진은숙씨의 음악 세계 및 작곡 과정을 설명하는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뉴욕=김진곤특파원 ckkim@newsroh.com
<꼬리뉴스>
“음악계의 노벨상 수상 등 세계 작곡계를 이끌 5인중 하나”
1961년 서울 태생인 진은숙 씨는 서울대 음대에서 강석희 교수를 사사(私事)하고 1985년 유럽으로 건너갔다. 1988년까지 독일 함부르크에서 세계적인 작곡가 죠르지 리게티에게서 작곡 수업을 받았고 권위있는 가우디아무스 국제작곡콩쿨에서 1위를 수상했다.
또한 베를린 도이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초빙작곡가로 위촉(委囑)돼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음악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을 2004년 수상하며 스승인 리게티, 타케미추, 탄둔, 불레즈 등 이전 수상자들과 함께 세계 최고의 작곡가 반열에 오르게 됐다.
2005년에는 생존 작곡가에게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상인 ‘아놀드 쇤베르크상’을 수상했고,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 사이먼 래틀도 ‘세계 작곡계를 이끌 차세대 5인 중 한 명’으로 그녀를 지목하기도 했다.
2006년부터 서울시향의 상임작곡가로 활동한 진은숙 씨는 2007년 6월 뮌헨 오페라 페스티벌 개막공연에서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초연했고 LA 타임스가 이 공연을 2007년의 최고 작품 중의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또한 뉴욕타임스는 2008년 몬트리얼 심포니 연주로 카네기홀에서 초연된 그녀의 ‘로카나’가 환상적이며 금관 악기와 현악기의 폭발적인 음악을 느낄 수 있었다며 호평했다.
진 씨의 작품은 구스타보 두다멜, 조지 벤자민, 켄트 나가노, 사이먼 래틀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에 의해 베를린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 LA 필하모닉, 런던 필하모닉, 바바리안 스테이트 오페라 등 정상급 오케스트라 및 실내악단의 연주로 소개되고 있다.